농촌전통문화체험 "경남 남해
다랭이마을
바닷가에서 시작된 가파른 절벽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어느새 사방으로 수백개의 계단식 논이 뻗쳐 나갔고, 그 가운데에는
옹기종기 집들도 모여 앉았다. 산과 바다 그리고 절벽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마을, 바로 경남 남해군 다랭이 마을이다. ○
농토를 한뼘이라도 더 넓히려고 산비탈을 깎아 곧추 석축을 쌓고 계단식 다랭이 논을 만든 까닭에 논의 형태와 크기가 각각이다. 작게는 삿갓을
씌우면 보이지 않는다는 '삿갓배미'로부터 크게는 세마지기가 넘는 초대형(?) 논까지 있다.
○ 계단 층수만도 100층 가까이 된다. 언덕 따라 생겨난 꼬불꼬불 논길도 가다가 끊기기 예사라 그 흔한 트랙터도 쓸
수 없다. 이 곳의 농사는 아직도 소와 쟁기가 필수적이며, 사람들은 품앗이를 해야만 한다.
○ 그토록 어렵게 농사를 짓건만
여간해선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오히려 쌀값 하락과 중국산 마늘 수입 등 불편한 소식만 들려올 뿐이다. 바로 그 다랭이 마을에 지금 봄 햇살이
내려 쬐고 있다.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듯 착각에 빠지게 하는 계단식 다랭이 논, 참게가 서식할 정도로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였기 때문이다.
○ 이 마을 사람들은 몇 년전 부터 4월이 되면 다랭이 논 만들기, 써레질하기, 손으로 모내기, 마늘쫑
뽑기, 마늘캐기 등의 농사 프로그램, 삿갓배미 찾기와 시골학교 운동회 등의 놀이 프로그램, 홍합채취와 해변산책 등의 바다 프로그램을 엮어
'다랭이 논두렁 새참과 몽돌해변'이라는 농촌문화체험 관광사업을 시작했다.
○ 권정도(56) 마을 이장은 "우리
마을에선 파도소리를 들으며 농사를 짓는데, 잠시 일손을 접고 바닷가 논두렁에서 먹는 새참은 기가 막히지요. 산해진미가 따로 없습니다"라며 입맛
다시기에 바쁘다. 새참을 먹은 관광객들은 마을 아래쪽의 몽돌해변을 산책하며 자연이 만들어내는 완벽한 화음도 들을 수 있다.
'철∼썩∼촤르르르∼째째짹' 하는 파도소리, 몽돌구르는 소리, 그리고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 소리는 별천지를 연상시킨다.
◇ 바다 낭떨어지의 마늘밭 일하러 가기 ◇
◇ 400여층으로 이루어진 다랭이 논배미
◇
◇ 소를 이용해 써레질해야만 하는
다랭이논 ◇
◇ 바위틈에 난 김을 따는 여인들
◇
옛 정취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농촌과 바다와 들이 어우러진 경남 남해(남해군 남면 가천리 소재)에서 '다랭이 논두렁
새참과 몽돌해변'이라는 주제로 농촌문화체험 관광사업이 펼쳐진다.
남해 다랭이 마을에서는 오는 4월 6일부터 다랭이 논 만들기,
써레질하기, 손으로 모내기, 마늘쫑 뽑기, 마늘캐기 등의 농사 프로그램, 삿갓배미 찾기와 시골학교 운동회 등의 놀이 프로그램, 홍합채취와
해변산책 등의 바다 프로그램을 엮어 농촌과 바다와 들판이 어우러진 농촌문화체험을 펼친다.
4월 3일부터 2일간은 올해 사업을
추진하는 농촌마을주민, 담당공무원, 관련전문가 등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범 운영하고, 4월 6일부터는 일반 도시민의 참가신청을 받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촌문화체험 행사는 1박 2일 일정으로 매 주말마다 열리며, 계절별로 색다른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참가는 가족단위, 단체 모두 가능하며, 참가비는 어른 3만원, 아이 2만원으로 1박 3식과 체험장비가 제공된다. 경남
남해군농업기술센터(055-860-3565)에서 참가신청을 받으며, 매주 선착순으로 마감한다.
농촌진흥청은 전국 9개소에 농촌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농촌전통테마마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농촌의 전통미를 간직하고 있는 마을을 찾아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체험·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도·농 교류는 물론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는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발췌 : 농촌진흥일보 2002-03-27 |
길따라 삶속으로 - 경남 남해 가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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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천마을의 봄을 무르익히는 것은 다랑논을 파랗게 물들인 마늘밭이다. 겨우내
자란 마늘을 4월께 뽑고 바로 논을 갈아 모내기를 한다. 왼쪽 봉우리가 설흘산.오른쪽 멀리 서포 김만중 유배지였던 노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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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살믄서 생선 사묵는 동넨 우리밖에 없을기라.”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가천마을. `논두렁에 앉아 낚시질할 정도'인 해안
동네다. 하지만 배 댈 곳이 없어 배 한척, 그물 한코 가진 집이 없다. 주민들은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산비탈에 다랑논을 일군다. 가난하지만,
풍요롭다. 매서운 바닷바람 속에서도 모닥불처럼 따스하고 환하게들 모여 산다.
산비탈의 100층
다랑논
남해도 왼쪽 끝자락 설흘산과 매봉산 사이, 바다로 내달리는 급경사지에 50여 가구가 몰려 산다. 주민 150여명,
산비탈은 무수한 초록 등고선. 삿갓을 벗어 덮으면 안보인다는 삿갓배미에서부터 두세마지기짜리까지 100층 가깝게 다랑논이 이어진다. 해안절벽에서
산 8부능선까지 촘촘이 쌓인 파릇파릇한 다랑논들은 쪽빛 바다와 어울려 매혹적인 풍경화를 펼쳐보인다. 수백년간 대대로 돌담을 쌓아 만든 작품이다.
트랙터는 무용지물. 소를 몰아 논을 갈고 써레질을 해 모내기를 한다. 처음 찾아오는 사람들의 말. “이기 논이가. 이 비탈에서 뭘 묵고 우찌
사는교.” 그러면 이장 권정도(56)씨는 말한다. “이웃간에 정 파묵고 살지예.” 이곳엔 보기 드물게 전통 농경사회 근간인 `품앗이' 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있다. 마을 하루 일은 모든 집 일이 마무리돼야 끝난다. 젊은이들은 거의 도시로 떠났다. 남은 `청년들'끼리 기쁨과 고통을 나누며
산다. “예순다섯 밑짝은 죄다 청년인기라. 청년이 힘을 모디면 못할 기 없다 아이가.” 환갑을 맞은 `청년회원' 어촌계장님의 말씀이다.
△ 가천마을의
다랑논. 급경사에다 좁고 험해 경운기를 쓰지 못하고 소를 이용해 경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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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랭이 오르는 돌담길 옆 사랑방
`점방
가천마을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게 돌담이다. 골목 골목 빛나는 돌담길이다. 한여름 담쟁이가 덮이면 환상적인 `등산길'이
된단다. 이 동네가 어떤 곳인지 알려면 중심 돌담길 옆 `점방'에 들러야 한다. 코딱지만한 구멍가게다. 없는 게 항상 더 많지만, 없어서는 안될
유일한 가게이자, 미주알 고주알 동네 얘기가 `발설'되는 주민들 사랑방이다. 실개천 상류 참게를 노리는 도둑이 늘었네, 바다쪽에 정화시설을
설치해야 하네 하는 얘기가 몇시간이고 이어진다. 그러면 점방 아줌마는 어느새 밥을 푸고, 아저씨는 소주나 사이다를 깐다. 다른 집은 삶은
고동이나 돌미역 무침 따위를 들고 온다. 이날 저녁밥상이다.
주민들의 바다식품
저장고
“오늘은 냉장고나 열어보러 가세.” 하면 앞바다로 물질을 하러 가는 날이다. 마을의 `노회한 청년'들은 대개 물개
수준 수영실력을 갖췄다. 10여분 사이 `물개'들은 해삼·전복·멍게들이 가득한 자루를 짊어지고 나온다. 이들에게 배는 없지만 바닷가는 다채로운
자연산 해산물을 공급받는 `저장고'다. 아낙네들은 봄이면 돌미역·돌김을 채취해 말려두고 밑반찬으로 쓴다. 물살이 센 데다 바닥에
자갈·모래·바위·뻘이 차례로 깔려 있어 이곳 해산물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파도와 자갈들의 화음은 또 어떤가. 가천마을 들머리에서 오른쪽
해안으로 내려서면 아담한 몽돌밭. 오른쪽 널바위는 낚시꾼들로 붐비지만 이곳은 한적하다. “쏴아, 차르르르륵, 피피피.” 파도가 들어왔다 나가는
순간, 몽돌이 몸을 부딪는 소리들이 우짖는 새소리와 어울려 절묘한 화음을 연출한다. 주민들의 이구동성. “여름에 태풍 구경 한번 와 보소.
기절할낍니더.”
마을 평안 지키는 토속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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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주민들이 신성시하는 미륵바위 옆 사람이 권정도 이장이다.
| 가천마을엔 전래 토속신앙들이 온전히 살아 있다.
이 마을을 지배하는 힘은 `미륵'에서 나온다. 마을 뒤 매봉산 자락 여섯 바위봉우리는 여섯 부처가 해탈한 곳이라 하여
`육조문'으로 불린다. 마을 한가운데는 주민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미륵바위가 있다. 영조 때 이곳 현령 꿈에 노인이 나타나 “내가 가천땅에 묻혀
있는데…나를 일으켜 세우면 좋은 일이 있으리라” 하여 그곳을 파보니 이 바위가 있어, 세워놓았다고 한다. 높이 5.8m, 둘레 1.5m의 이
바위는 남근을 닮아, 한옆의 길고 통통한 바위와 함께 암수바위로 불리기도 한다. 주민들은 불만이다. “미륵을 와 남근바우니, ×바우니 하는가
말이다. 미륵이 화낸데이.” 주민들은 어릴적부터 `미륵바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손가락이 썩는다'거나, `주변에 오물을 버리면 안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고 있다. 앞바다 소치도에도 비륵바위가 있다고 한다. 더 멀리엔 세존도가 있다. 세존은 부처의 다른 이름. 설흘산·매봉산 사이 둔덕
비탈에 자리잡은 가천마을은 바다에서 보면 꼭 여성 성기 모습이라고 한다. 육조문과 미륵바위, 소치도, 세존도까지 일직선을 이룬다. 그래서 이곳은
예로부터 부처가 날 형세로 주목받아 왔다고 한다. 해마다 음력 시월 스무사흘날 자정 미륵바위 앞에서 마을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밥무덤. 돌탑 위나 돌담 사이 공간에 한지로 싼 밥을 묻고 동네 평안을 빈다. 다른 마을 당산나무 동제를 대신하는
의례다. 밥무덤은 남해 지방 일반적 풍습이었으나 여지껏 제의가 행해지는 곳은 흔치 않다고 한다. 조상신을 따라 온 잡신들을 위로하는 제사다.
이곳에는 마을 중앙 돌탑과 근처 돌담 등 세곳에 밥무덤이 있다. 시월 보름 제를 올린다. 마을로 드는 길이 세곳이어서, 세 길목에 잡신을 맞는
밥무덤이 전해 온다.
아무리 힘들어도 서로 돕고 삽니다 살림꾼 김주성씨 “지금은 벨볼일 없지만 박통 때만 해도 새마을지도자가 최고 아인교.” 가천마을 새마을지도자 김주성(46)씨는 이장·청년회장 등과
함께 온갖 궂은일들을 `보람차게' 해내는 마을 살림꾼이다. 점심때 `점방'에서 만난 김씨는 파김치에 밥을 비벼 세그릇을 비웠다. 옆에서 “우째
그리 잘 묵노?” 하자 “아 잘 묵어야 새마을도 가꾸제에” 한다. 우직하고 무뚝뚝하면서도 정감 넘치는 전형적인 농사꾼. 이장과 달리 `보수'가
없어 눈치보며 미루려는 새마을지도자 노릇을 선뜻 맡았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가천땅 식구들이 못내 자랑스러워서다.
김해 김씨와 풍양 조씨들이 300여년 전부터 뿌리를 내리고 12대째 살아오고 있다. 김씨는 태어나서 줄곧 가천땅에서만
산 토박이. “우린예, 아무리 몬살아도 서로 돕고 사는 거만은 마 어디 내놔도 자랑할 만합니더. 누가 몸이 아프몬 한꺼번에 대들어 칵 해치아삔다
아인교.” 아내(40)와 2남1녀의 유치원·초등생 자녀를 두고, 다랑논을 일구며 넉넉지 않은 살림을 하지만, 이곳을 떠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명절은 물론, 각 집 제삿날이 되면 그 집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고 일을 나갈 정도로 가천마을 사람들은 한집안 식구다. 마을을 이렇게
하나로 묶어내는 일이 김씨와 이장, 청년회장들의 몫이다.
“싸움박질 많은 서울 사람들, 여기 한번 와 보몬 느끼는 기 많을 낍니더. 사는 기 뭔지 한번 제대로 보고 가라
카이소, 마.” 그의 자부심 앞에 도시 사람은 `벨볼일 없이' 초라해진다.
■ 가천마을 체험행사
주민들은 농진청 지원으로 6일부터 주말마다 1박2일 일정의 도시민 대상 농촌문화 체험행사를 벌인다. `다랭이 논두렁
새참과 몽돌해변'이 제목. 마늘캐기·다랑논만들기·모내기와 삿갓배미찾기·홍합채취 등을 체험행사로 엮었다. 어른 3만, 어린이 2만원. 주민집
민박, 3끼 제공. 각자 교통편으로 참석. 예약 `점방' 김향용씨댁 (055)862-7996. 이장 권정도씨 휴대전화 016-555-8182.
■ 가는길
경부고속도에서 대전~진주 고속도로, 남해안고속도로. 진교나들목을 나와 남해대교 건너 남해읍으로 간다.
남해읍~남면쪽~양지삼거리 좌회전~남면소재지~석교삼거리서 홍현쪽 우회전~남면해안도로~가천마을. 서울 남부터미널 남해행 우등고속 오전
9시50분~오후 6시 하루 5차례 운행. 2만1700원. 남해읍~가천마을 오전 7시~오후 8시5분 대체로 1시간 간격 완행버스 운행.
2400원.
■ 묵을곳
가천마을외에 마을 입구 바닷가쪽에 `해안의 집'(055-863-0067)이 있다. 화장실과 취사도구를 갖춘 원룸식 방
9개. 3만~7만원.
발췌 :
한겨레신문 남해
다랭이마을(홈) / 정보화 마을
작성기준일 2003년 03월 23일 현지사정에 따라 정보가 변경될 수
있으므로 필요한 사항을 사전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노래) 이동원/박인수-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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